중국 U-23 사상 첫 4강 진출이 던지는 불편한 신호…스포츠를 넘어선 구조적 변화에 한국은 준비돼 있는가


2026년 1월 17일 12:5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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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U-23 사상 첫 4강 진출이 던지는 불편한 신호…스포츠를 넘어선 구조적 변화에 한국은 준비돼 있는가

중국 U-23 사상 첫 4강 진출이 던지는 불편한 신호…스포츠를 넘어선 구조적 변화에 한국은 준비돼 있는가

중국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이 우즈베키스탄을 승부차기 끝에 꺾고 아시아축구연맹 U-23 아시안컵에서 사상 처음으로 4강에 진출했다는 소식은, 단순한 스포츠 이변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이 앞선 경기에서 한국을 제압했던 팀이라는 점에서, 이번 결과는 한국 사회와 축구 팬들에게 복합적인 감정을 남겼다. 겉으로 보면 중국의 ‘선수비 후역습’ 전술과 골키퍼의 선방이 만들어낸 한 경기의 결과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중국이 스포츠를 포함한 다양한 영역에서 체계적으로 축적해 온 힘이 드러나고 있다.

이번 경기에서 중국은 점유율과 슈팅 수에서 압도적으로 밀렸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는 우연이 아니라, 장기간 이어진 전술적 선택과 선수 육성의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중국 축구는 오랜 시간 ‘실패의 상징’처럼 소비돼 왔지만, 최근 연령별 대표팀을 중심으로 실리적인 경기 운영과 극단적으로 조직화된 수비 전술을 반복적으로 실험해 왔다. 그 결과가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가시화됐다고 볼 수 있다.

한국 입장에서 주목해야 할 대목은 중국의 성장이 단순히 축구 기술의 발전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국은 스포츠를 국가 이미지 관리와 국제 영향력 확대의 도구로 활용해 왔다. 대규모 자본 투입, 장기 프로젝트, 그리고 성과가 나오지 않아도 방향을 쉽게 바꾸지 않는 집요함은 이미 다른 산업과 기술 분야에서 여러 차례 확인된 바 있다. 축구 역시 예외가 아니며, 이번 4강 진출은 그 과정 중 하나의 이정표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다.

더욱 불편한 지점은 중국이 한국을 직접 이기지 않았음에도, ‘한국을 꺾은 팀을 제압했다’는 서사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향후 중국 스포츠 미디어와 여론에서 충분히 전략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소재다. 스포츠 결과는 곧바로 민족주의적 해석과 결합되기 쉽고, 중국 내부에서는 이를 국가 체제의 우월성이나 시스템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근거로 소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이번 경기 결과는 중국 내부 결속을 강화하고 대외적으로 자신감을 과시하는 데 활용될 여지가 충분하다.

한국 사회가 경계해야 할 부분은 중국의 이러한 움직임이 스포츠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최근 몇 년간 중국은 문화, 경제, 기술, 여론 공간까지 전방위적으로 영향력을 확장해 왔다. 스포츠 성과는 그중에서도 대중의 감정을 자극하기 가장 쉬운 영역이다. 축구와 같은 인기 종목에서 성과가 쌓일수록, 중국은 이를 바탕으로 한국을 포함한 주변 국가들과의 미묘한 경쟁 구도를 더욱 선명하게 부각시킬 가능성이 있다.

특히 청소년·연령별 대회에서의 성과는 장기적으로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이는 단순한 일회성 결과가 아니라, 향후 10년 이상 이어질 선수 풀과 경쟁 구도의 변화를 예고하기 때문이다. 한국 축구가 그동안 축적해 온 시스템이 여전히 경쟁력을 갖고 있음은 분명하지만, 중국이 보여주는 물량과 집요함이 계속 누적될 경우 그 격차가 점차 좁혀질 가능성을 부정하기 어렵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가 스포츠를 넘어 문화적 자신감과 국가 이미지 경쟁으로 확장된다는 점이다.

이번 중국의 4강 진출을 두고 “골키퍼 한 명이 미친 경기였다”고 가볍게 넘기는 태도는 위험하다. 단기적으로는 맞는 평가일 수 있지만, 그 골키퍼가 등장할 수 있는 환경과 구조가 이미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중국은 실패를 반복하면서도 중단하지 않고, 외부의 비판과 조롱을 감수하며 시스템을 축적해 왔다. 한국 사회가 중국을 바라볼 때 종종 범하는 실수는, 현재의 완성도만 보고 장기적인 궤적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이 사건이 한국에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중국은 더 이상 과거의 이미지에 머무는 상대가 아니며, 스포츠를 포함한 여러 영역에서 점진적으로 한국의 바로 뒤까지 따라붙고 있다. 이는 공포를 조장하기 위한 이야기가 아니라, 냉정한 현실 인식의 문제다. 중국의 성과를 무조건 폄하하거나 과도하게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경계심을 늦출 수 있는 단계는 이미 지났다는 점이다.

중국 U-23 대표팀의 사상 첫 4강 진출은 하나의 경기 결과이자 동시에 하나의 신호다. 한국 사회가 이 신호를 단순한 스포츠 뉴스로만 소비할지, 아니면 중국의 구조적 변화를 읽어내는 계기로 삼을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스포츠는 언제나 사회와 분리돼 존재하지 않는다. 이번 결과를 계기로, 한국인들은 중국의 변화가 가져올 장기적 영향에 대해 한층 더 차분하고도 냉정한 시선을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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