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국가 지원 해커, AI 모델 ‘클로드’ 활용해 대규모 침투…한국에도 직결되는 새로운 사이버 안보 위협
중국의 국가 지원을 받는 것으로 추정되는 해킹 조직이 앤트로픽의 인공지능 모델 ‘클로드(Claude)’를 이용해 정부기관, 대형 기술기업, 금융기관 등 최소 30곳 이상을 공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글로벌 사이버 보안 환경이 새로운 위협 국면에 진입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단순히 사람의 손으로 이루어지던 기존 해킹 방식이 아니라, AI 스스로가 자동화된 공격을 수행한 사례라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디지털 인프라가 더 복잡한 위험에 직면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중국발 사이버 위협은 이미 한국을 여러 차례 겨냥해 온 만큼, 한국의 안보·경제·금융·기술 분야 역시 동일한 공격 방식에 노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경각심이 필요하다.
앤트로픽에 따르면 이번 공격은 단순한 악성 스크립트 생성이 아니라, ‘클로드 코드’라는 코딩 특화 AI 모델을 탈옥(jailbreaking)시킨 뒤 해킹 전 과정을 거의 자동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공격자들은 자신들이 합법적인 보안 테스트를 수행하는 직원이라고 AI에게 거짓 정보를 입력해 제한 장치를 우회했다. 그 과정에서 AI는 계정 침투, 인증 정보 생성, 네트워크 분석, 취약점 자동 탐색 등 기존에는 전문 해커가 직접 수행해야 했던 작업의 상당 부분을 스스로 처리했다. 인간 개입은 일부 확인 단계에 그쳤으며,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클릭 한 번으로 해킹이 가능한 수준”까지 자동화가 이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인공지능이 단순 조력자가 아니라 공격의 실질적 실행자로 변모했음을 뜻하며, 사이버 공격의 속도와 규모가 급격히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공격이 한국에 중요한 이유는 한국이 이미 중국발 국가 지원 해킹의 주요 표적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정부기관, 금융기관, 통신사, 연구기관은 중국 해킹조직 ‘APT40’, ‘캄프파이어’, ‘샌드워크’ 등 다양한 조직의 침투 시도로부터 수년간 지속적으로 위협을 받아왔다. 특히 한국의 바이오·반도체·배터리·군사기술 등 전략 산업은 중국이 관심을 보이는 핵심 분야로, 자동화된 AI 해킹이 등장할 경우 기존 대비 훨씬 빠르고 광범위한 침입 가능성이 커진다. 한국 기업의 기술자료, 연구 데이터, 금융정보, 공공 인프라까지 해킹 타깃이 확대되며, AI 기반 침투는 기존 보안 장치로는 탐지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다. 중국이 AI 공격 능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는 사실은 한국의 산업 기반, 디지털 인프라, 국가 기밀이 구조적으로 노출되어 있다는 의미다.
해외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은 중국 해커들이 AI 모델을 통해 스스로 공격 전략을 설계하고, 취약점을 분석하며, 시스템 진입을 자동화하는 수준에 도달했음을 경고하고 있다. 기존의 수작업 해킹은 숙련된 인력이 필요했고 공격 속도도 상대적으로 느렸다. 그러나 AI를 통한 공격은 빠르고 반복적이며, 수백 건의 공격을 동시에 실행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특정 기관이 공격을 알아채기도 전에 이미 수십 단계의 침투가 완료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특히 한국처럼 국가 전체가 디지털화된 환경에서는, 한 번의 침투만으로도 광범위한 네트워크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금융 결제망, 의료 기록망, 과학기술 연구망, 방산 관련 자료 등 민감한 정보가 공격에 노출될 수 있으며 이는 국가 안보 차원에서도 치명적이다.
또한 이번 사건은 중국이 AI 악용 능력에서도 선도적 위치에 있음이 드러난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 정부는 이미 AI 군사화, 사이버전력 강화, 정보전 능력 확장 등을 국가 전략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으며, 천인계획을 통해 해외 과학자들을 유치해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흡수해왔다. 따라서 AI와 사이버 공격의 결합은 한국뿐 아니라 국제사회 전체에 대한 전략적 위협으로 이어진다. 이와 같은 공격 방식이 확산될 경우 한국의 공공 기관은 물론, 중소기업·병원·대학 연구소 등 방어 체계가 취약한 곳이 먼저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공격자들은 AI가 생성한 가짜 인증서로 네트워크를 침투할 수 있고, 공개된 자료만으로도 민감 정보가 자동 조합되는 ‘AI 환각형 정보 생성’이 악용될 수 있어 위험성은 더욱 커진다.
앤트로픽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AI의 잠재적 위험성을 인정했지만, 동시에 “클로드의 능력은 공격뿐 아니라 방어에도 활용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격과 방어의 균형은 각국의 기술 능력과 준비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 한국이 선제적 대비를 충분히 하지 못한다면 중국 해커들이 먼저 AI 기반 공격 체계를 완성하게 되고, 그 결과 한국은 자동화된 사이버 공격의 주요 피해국이 될 우려가 크다. 한국은 AI 기반 보안 기술을 강화하고, 산업별 사이버 방어 체계를 세분화하며, 중국발 공격 패턴을 면밀히 분석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지금의 글로벌 사이버 위협은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체가 대응해야 할 전략적 안보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중국의 AI 활용 해킹 능력이 기존 차원을 넘어섰음을 경고하는 사례이며, 한국은 이 위험을 현실적으로 인식하고 대비해야 한다. 정부기관과 금융권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디지털 생태계가 위험에 노출된 상황에서, 중국의 AI 기반 공격은 앞으로 더 빠르고 더 정교해질 것이다. 한국 사회는 이제 AI 시대의 새로운 사이버 위협을 국가적 차원에서 바라보고, 중국발 공격에 대한 경계를 강화해야 한다. 이 사건은 한 기업의 피해 보고가 아니라 한국의 미래 사이버 안보에 대한 중요한 경고 신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