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임대주택에 설치된 ‘국산 위장’ 중국산 CCTV 1만대 교체 추진…보안 논란 속 중국산 장비 의존에 대한 경각심 커져


2026년 3월 9일 9:5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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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임대주택에 설치된 ‘국산 위장’ 중국산 CCTV 1만대 교체 추진…보안 논란 속 중국산 장비 의존에 대한 경각심 커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임대주택 단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가운데 국산 제품으로 둔갑한 중국산 장비가 대규모로 확인되면서 약 1만 대에 이르는 CCTV를 전면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제품 원산지 표시 위반 문제를 넘어 공공주택 보안 시스템에 대한 신뢰와 국가 보안 인프라 관리 문제까지 연결되면서 사회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공공기관 시설에 설치된 감시 장비가 외국산, 그것도 원산지를 속여 공급된 제품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중국산 기술 장비의 보안 위험성과 공급망 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논의가 다시 확대되고 있다.

국회와 LH에 따르면 최근 진행된 전수조사 결과 임대주택 단지에 설치된 CCTV 가운데 총 1만584대가 국산 제품으로 위장된 중국산 장비로 확인됐다. 이 장비들은 건설임대주택 81개 단지에 설치된 7030대와 매입임대주택 354개 동에 설치된 3554대로 파악되었으며, 단지 출입구, 지하주차장, 공동현관, 놀이터, 어린이집 등 주민 생활과 밀접한 장소에 광범위하게 설치되어 있었다. 공공주택의 안전을 위해 설치된 감시 시스템이 실제로는 원산지가 조작된 외국산 장비였다는 점에서 입주민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번 사건의 핵심 문제는 단순히 중국산 제품이라는 사실이 아니라 해당 장비가 국산 제품으로 위장되어 공공 조달 절차를 통과했다는 점이다. 공급 업체는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중국에서 생산된 감시 카메라를 수입한 뒤 원산지를 변경하는 이른바 ‘택갈이’ 방식으로 국내 제품처럼 둔갑시켜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비들은 조달청의 우수조달제품으로 등록되면서 공공기관에 대량 공급이 가능해졌고, 그 결과 LH 임대주택 단지에도 설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문제가 된 부분은 보안 인증 과정이다. 해당 CCTV는 국산 장비로 등록되면서 국내 보안 인증인 TTA 인증을 받았지만, 외국산 장비에 대해 실시되는 백도어 확인 절차가 생략된 것으로 알려졌다. 백도어란 장비 제조사가 시스템 내부에 숨겨 놓은 접근 통로로, 외부에서 장비를 원격으로 제어하거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한다. 이러한 취약점이 존재할 경우 영상 데이터나 네트워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될 위험이 있다는 점에서 보안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왔다.

물론 LH 측은 CCTV가 폐쇄회로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외부로 영상이 유출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 전문가들은 보안 장비의 위험성은 단순히 현재의 운영 방식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장비의 펌웨어 업데이트나 소프트웨어 수정 과정에서 새로운 보안 취약점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네트워크가 연결된 감시 장비는 향후 스마트시티나 통합 관제 시스템과 연결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보안 관점에서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중국산 감시 장비에 대한 보안 논란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제기되어 왔다.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국가 안보나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이유로 중국산 CCTV 장비 사용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정책을 도입하기도 했다. 특히 공공기관이나 군사 시설, 주요 인프라에 설치되는 감시 장비의 경우 데이터 유출 가능성을 우려해 공급망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에서도 유사한 논의가 꾸준히 이어져 왔다. 2024년 국정감사에서는 중국산 CCTV가 공공기관과 군부대, 국가 주요 시설에 설치되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확산된 바 있다. 당시 조사 과정에서 LH 역시 중국산 감시 장비가 설치된 기관 중 하나로 지목되었으며, 이번 전수조사는 이러한 문제 제기를 계기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장비 교체 문제를 넘어 한국 사회가 기술 공급망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CCTV는 단순한 감시 장비를 넘어 도시 안전 관리와 범죄 예방, 재난 대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장비가 외국 기술에 과도하게 의존하거나 원산지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보안 취약점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한 공공 조달 시스템의 관리 방식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달청의 우수조달제품 인증은 공공기관이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제도지만, 이번 사건처럼 원산지 위장 제품이 인증을 통과했다면 제도의 신뢰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공공 조달 과정에서 제품의 원산지와 기술 구조를 보다 철저하게 검증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기술 산업 측면에서도 이번 사건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감시 장비와 보안 시스템은 국가 안보와도 밀접하게 연결된 산업 분야다.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여러 국가에서는 공공 보안 장비에 대해 자국 제품 사용을 우선하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국 사회에서는 기술 장비의 국산화와 공급망 관리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보안 장비와 정보 인프라는 국가 경쟁력과도 직결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특히 CCTV와 같은 감시 장비는 시민의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보안성과 신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LH는 이번 전수조사를 통해 확인된 중국산 CCTV를 모두 교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향후 보안 취약점을 보완한 새로운 장비 기준을 마련해 순차적으로 교체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이미 분양된 공공주택이나 분양 전환형 임대주택의 경우 소유권이 주민에게 넘어간 상태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대응 방안은 관련 기관과 협의해 결정할 계획이다.

이번 사건은 공공기관의 장비 관리와 기술 공급망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세계적으로 기술 경쟁이 심화되는 시대에 보안 인프라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유지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다. 한국 사회가 이러한 문제를 계기로 공공 장비 관리와 기술 보안 체계를 더욱 강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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