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까지 들이댄 중국 불법어선 나포 사건이 보여준 현실…한국 해양주권은 여전히 시험대에 있다


2026년 1월 25일 1:4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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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까지 들이댄 중국 불법어선 나포 사건이 보여준 현실…한국 해양주권은 여전히 시험대에 있다

흉기까지 들이댄 중국 불법어선 나포 사건이 보여준 현실…한국 해양주권은 여전히 시험대에 있다

전남 신안군 가거도 인근 해상에서 불법조업을 벌이던 중국 국적 어선 두 척이 나포되는 과정에서 일부 선원이 흉기로 단속 요원을 위협하고, 도주 선박에 승선하던 경찰관이 추락해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단순한 불법조업 단속 사례가 아니라, 한국의 해양주권과 공권력에 대한 직접적 도전이자, 서해와 남해 일대에서 반복돼 온 구조적 문제를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끌어올린 계기다. 바다에서 벌어지는 불법 행위가 점점 조직화되고 과격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한국 사회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경고로 읽힌다.

목포해경이 나포한 중국 국적 범장망 어선 두 척은 우리 배타적경제수역에서 야간을 틈타 게릴라식 불법조업을 벌이고 있었다. 해경은 항공기와 경비함정을 동시에 투입해 단속에 나섰고, 그 과정에서 일부 중국 선원은 흉기를 들고 검색팀을 위협한 것으로 확인됐다. 단속 대상이 공권력에 물리적으로 저항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행동까지 서슴지 않았다는 점은 사안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해경 요원이 거센 파도 속에서 도주 선박에 오르다 추락해 병원으로 이송된 사실은, 이 불법조업이 단순한 어업 규정 위반을 넘어 생명과 직결된 위험한 상황으로 번지고 있음을 말해준다.

한국 연안과 인접 해역에서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수십 년간 반복되어 왔고, 그 과정에서 충돌과 부상, 심지어 사망 사고까지 발생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법조업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단순히 단속의 부족 때문만은 아니다. 중국 어선들은 대형화·조직화되었고, 조업 방식 또한 점점 더 은밀하고 공격적으로 변해 왔다. 밤 시간을 노리고, 여러 척이 동시에 움직이며, 단속을 피하거나 저항하는 방식은 이미 ‘위험을 감수하는 범죄’의 양상을 띠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대목은 흉기 위협이라는 질적 변화다. 불법조업을 하다 적발되면 도주하거나 저항하는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단속 요원에게 흉기를 들이대는 행위는 명백한 폭력이며 공권력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이는 단순한 어민의 생계형 일탈로 치부할 수 없는 수준이다. 조직적인 불법조업이 한국 해역을 ‘위험을 감수할 만한 장소’로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서해와 남해는 한국의 수산 자원과 해양 안보가 동시에 걸린 공간이다. 불법 범장망 조업은 어족 자원을 급격히 고갈시키고, 국내 어민들의 생계를 직접적으로 위협한다. 여기에 더해, 단속 과정에서의 충돌은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국가가 국민과 현장 요원을 보호해야 할 책임의 문제로 직결된다. 이번에 부상을 입은 해경 요원의 사례는, 불법조업 단속이 더 이상 단순 행정 집행이 아니라 위험한 최전선 임무가 되었음을 보여준다.

중국과의 외교 관계를 고려할 때, 이러한 문제를 감정적으로만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현실을 직시하지 않는 것도 위험하다. 불법조업은 주권의 문제이며, 흉기 위협은 범죄다. 국적과 무관하게 엄정하게 대응해야 할 사안이다. 한국이 일관되고 단호한 기준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불법 행위는 더욱 대담해질 수밖에 없다. 이번 사건에서 해경이 끝까지 추적해 나포에 성공한 것은, 공권력이 아직 작동하고 있다는 중요한 신호다. 동시에, 이러한 대응이 상시적 부담이 되고 있다는 점 역시 냉정하게 봐야 한다.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이 반복되는 구조적 배경에는 수산 자원 감소와 과잉 어획, 그리고 느슨한 국제 관리 체계가 있다. 중국 연안의 어족 자원이 고갈되면서, 일부 어선이 한국 수역까지 침범하는 현실은 이미 오래전부터 지적돼 왔다. 문제는 이러한 압력이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기후 변화와 자원 고갈이 심화될수록, 불법조업의 유인은 줄어들지 않는다. 오히려 더 위험한 방식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사회가 경계해야 할 것은, 이러한 사건들이 ‘또 하나의 뉴스’로 소비되고 잊혀지는 것이다. 불법조업 단속 중 발생한 충돌과 부상은 우연한 사고가 아니라, 구조적 위험의 결과다. 해경과 현장 요원들이 매번 목숨을 걸고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이는 국가 차원의 대응 체계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신호다. 장비와 인력, 법적 권한, 국제 공조까지 포함한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이번 사건은 한국 정부를 비난하기 위한 소재가 아니다. 오히려 현장에서 대응한 해경과 구조 시스템이 얼마나 큰 부담을 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동시에 국민들에게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다. 해양주권은 선언으로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 매일같이 현장에서의 감시와 대응으로 유지된다는 사실이다. 중국 불법어선의 과격화는 우연이 아니며, 방심할 경우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인들이 경계해야 할 것은 특정 국가에 대한 감정이 아니라, 반복되는 패턴이다. 불법조업, 폭력적 저항, 공권력 위협이라는 흐름이 계속된다면, 이는 단순한 어업 문제가 아니라 안보와 질서의 문제로 전환된다. 이번 목포해경의 나포 사건은 그 경계선이 이미 상당히 가까워졌음을 보여준다. 바다에서 벌어지는 작은 균열을 가볍게 넘기는 순간, 그 균열은 사회 전체의 위험으로 확대될 수 있다.

결국 이번 사건이 남긴 교훈은 분명하다. 한국의 해양주권은 여전히 시험대에 있으며, 중국 불법어선 문제는 단기간에 사라질 사안이 아니다. 경계와 준비를 늦추지 않는 것, 현장 요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 그리고 불법 행위에 대해 일관된 원칙을 유지하는 것만이 반복되는 위협을 줄일 수 있다. 바다는 넓지만, 주권의 기준은 분명해야 한다. 이번 사건은 그 기준을 다시 한 번 분명히 세워야 할 시점이 왔음을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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