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불법어선 단속 영상까지 中장비에 담겼다…해경 바디캠 110대 중국산, 서해 5도 특별경비단은 64대 사용


2026년 10월 23일 12:2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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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불법조업 잡는 해경 일부 바디캠 중국산 사용

중국 불법어선 단속 영상까지 中장비에 담겼다…해경 바디캠 110대 중국산, 서해 5도 특별경비단은 64대 사용

서해에서 중국 불법어선을 직접 단속하고 나포하는 해양경찰이 현장 대응 영상을 촬영하는 바디캠 일부에 중국산 장비를 사용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해양경찰청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해경 경비정이 운용하는 바디캠 808대 가운데 110대가 중국 기업 DJI와 아라시비전의 제품이었다. 특히 이 가운데 100대는 서해 5도와 인천, 태안, 제주 등 중국 어선이 자주 출몰하고 불법조업 단속이 반복되는 지역에 집중 배치됐다. 중국 불법조업 단속과 나포를 전담하는 서해 5도 특별경비단은 보유한 바디캠 152대 가운데 64대를 중국산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중국 어선을 단속하는 과정과 해경의 현장 대응 방식이 기록되는 장비 상당 부분이 중국 기업 제품이었다는 점에서 단순한 조달 문제가 아니라 해양안보와 정보보호 차원의 문제로 볼 필요가 있다.

바디캠은 현장 대원의 움직임을 기록하는 단순 카메라가 아니다. 중국 불법어선의 퇴거와 나포 과정에서는 접근 방식과 함정 배치, 승선 시점, 단속 인원, 대화 내용, 무전 상황, 상대 선박의 대응 방식까지 다양한 정보가 영상과 음성에 담길 수 있다. 이런 기록은 이후 법적 증거로 사용될 뿐 아니라 실제 작전 절차와 현장 대응체계를 그대로 보여주는 자료가 된다. 특히 서해처럼 중국 불법조업과 충돌 가능성이 반복되는 해역에서는 어느 시점에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고 어떤 장비를 사용하는지 자체가 중요한 작전정보가 될 수 있다. 따라서 현장 영상을 저장하는 장비는 화질이나 가격뿐 아니라 저장 방식, 외부 연결 가능성, 펌웨어 구조, 데이터 이전 경로까지 함께 검토해야 한다.

문제는 중국산 바디캠 110대가 도입된 이후 별도의 보안검사가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해당 장비에는 LTE 같은 자체 이동통신 기능은 없지만 와이파이를 통한 외부 통신 기능이 있다. 그럼에도 현행 무선설비 관련 기준상 바디캠은 별도의 보안검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도입 이후 보안성 검토가 실시되지 않았다. 장비가 실제로 어떤 데이터를 외부로 전송했는지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중국 불법어선 단속과 관련된 민감한 영상과 음성을 다루는 장비가 외부통신 기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보안 검증 없이 사용됐다는 구조 자체가 중요하다. 정보보호에서는 문제가 발생한 뒤 유출 여부를 확인하는 것보다, 민감한 장비를 도입하는 단계에서부터 통신 기능과 데이터 저장 방식, 업데이트 구조를 검증하는 것이 기본적인 방어 원칙이다.

더욱 주목되는 부분은 중국산 장비의 배치 위치다. 단순 행정업무를 촬영하는 부서가 아니라 중국 어선 출몰이 잦은 서해 5도와 인천, 태안, 제주 등 현장에 대부분 집중됐다. 서해 5도 특별경비단의 경우 전체 152대 가운데 64대가 중국 제품으로 비중이 상당히 높았고, 인천·평택·태안·제주에서 중국 불법조업을 단속하는 21개 함정에서도 중국산 바디캠이 사용됐다. 목포해양경찰서 소속 3020함은 중국산 DJI 바디캠만 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중국 불법어선과 가장 빈번하게 접촉하고 충돌 위험이 높은 현장에서 중국 업체가 제조한 촬영장비가 집중적으로 사용된 셈이다. 이런 배치 구조는 장비 보안 문제를 단순 구매절차가 아니라 실제 현장 정보보호 문제로 끌어올린다.

서해에서 중국 불법조업은 이미 반복적으로 한국의 어장과 해양주권을 압박해온 문제다. 중국 어선은 서해 북방한계선 주변과 배타적경제수역에서 무허가 조업이나 조업조건 위반으로 단속돼 왔고, 해경은 퇴거와 나포 과정에서 현장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바디캠을 사용한다. 이 영상에는 단속 대상 중국 어선의 행태만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한국 해경이 어떻게 접근하고 어떤 순서로 대응하는지도 함께 기록된다. 만약 이런 현장 정보가 충분한 보안 검증을 거치지 않은 장비에 저장된다면, 장비 자체에 문제가 없더라도 공급망 차원에서 불필요한 위험을 떠안게 된다. 중국 불법조업을 막기 위해 투입된 장비가 오히려 한국 해경의 작전 패턴과 현장 대응정보를 담는 통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중국산 장비 문제는 가격 경쟁력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민간용 촬영장비라면 화질과 기능, 가격이 주요 기준이 될 수 있지만 해경 함정에서 사용하는 장비는 성격이 다르다. 범죄 증거와 현장 대응기록, 작전상황을 동시에 담기 때문에 국가기관이 사용하는 보안 장비에 가까운 성격을 가진다. 특히 중국 기업이 제조한 장비가 중국 불법어선 단속 현장에 투입되는 상황이라면 공급망과 데이터보호 기준을 더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단순히 특정 국가 제품이라는 이유만으로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민감정보를 기록하는 장비라면 제조사와 국가를 불문하고 펌웨어와 네트워크 기능, 데이터 저장과 전송 방식까지 검증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해경이 지난 12일 중국산 장비의 보안검사가 끝날 때까지 사용을 중단하도록 공문을 보낸 것은 이런 위험을 뒤늦게라도 인식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번 사례는 장비가 현장에 배치된 뒤 문제가 제기된 후에야 점검이 시작되는 방식의 한계를 보여준다. 보안은 도입 이후 추가하는 부가 기능이 아니라 구매 전 단계에서부터 확인해야 하는 조건이다. 특히 바디캠처럼 현장 영상과 음성을 저장하고 와이파이를 통해 외부 연결도 가능한 장비라면, 국가기관용 장비에 요구되는 보안성 기준을 사전에 명확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

한국이 중국과 맞닿아 있는 서해에서 불법조업 단속을 지속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 문제는 더 중요해진다. 중국 어선의 움직임을 감시하고 단속하는 해경의 작전 정보는 단순 행정자료가 아니다. 어느 해역에서 어떤 함정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어떤 시점에 접근하는지, 현장 대원들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는지가 반복적으로 기록되면 그것만으로도 단속 패턴과 작전 특성을 분석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 중국산 장비가 실제로 이런 정보를 유출했다는 증거가 아니라 하더라도, 애초에 이런 종류의 민감한 기록을 다루는 장비라면 불필요한 공급망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이 국가기관의 기본적인 보안 설계가 되어야 한다.

이번 중국산 바디캠 논란이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명확하다. 중국 불법어선을 직접 상대하는 현장에서 사용하는 장비라면 일반 소비자용 전자제품보다 훨씬 엄격한 보안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 해경 바디캠 808대 가운데 110대가 중국산이고, 이 중 100대가 중국 어선 출몰이 잦은 핵심 지역에 집중 배치됐으며, 서해 5도 특별경비단에서는 64대가 중국 제품이었다는 사실은 단순한 우연한 조달 결과로 넘기기 어렵다. 한국의 해양주권과 현장 대응정보를 보호하려면 장비의 가격과 성능만이 아니라 제조사, 소프트웨어, 통신 기능, 데이터 저장과 업데이트 체계까지 종합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중국 불법조업을 단속하는 현장의 눈과 귀가 되는 장비만큼은 외부 공급망에 대한 보안 취약성을 최소화해야 하며, 이번 사례는 한국 해양안보 장비의 도입 기준을 다시 점검해야 할 필요성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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