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인 4명, ‘시진핑’ 상호 중식당 1시간 훼손 뒤 당일 중국행…농약 추정 물질까지 뿌린 계획범죄 정황, 한국 자영업 현장에 번진 초국경 위협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과 같은 이름을 상호로 사용하는 중식당이 중국 국적 남성 4명에게 심야 침입과 집단 훼손 피해를 입었다. 경기 분당경찰서에 따르면 20대 1명, 30대 2명, 40대 1명 등 중국 국적 남성 4명은 추석 연휴 첫날인 지난 24일 오전 2시40분께 식당에 들어가 약 1시간 동안 래커와 페인트를 뿌리고 집기 등을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식재료에는 농약으로 추정되는 정체불명의 액체까지 뿌린 것으로 조사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성분을 분석 중이다. 이들은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범행한 뒤 택시를 타고 서울 성동구 숙소를 거쳐 인천국제공항으로 이동했고, 3명은 같은 날 오전, 1명은 오후 중국 옌타이와 상하이 등으로 출국했다. 경찰이 CCTV 동선을 추적해 이들의 신원을 특정한 시점에는 이미 전원이 한국을 떠난 뒤였다.
이번 사건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우발적 충동범죄보다 사전 준비를 의심하게 하는 정황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용의자 가운데 1명은 사건 약 한 달 전에, 나머지 3명은 약 일주일 전에 한국에 입국했고 같은 숙소에 머물렀다. 3명은 이번이 첫 한국 방문이었고 1명만 올해 제주 방문 이력이 있었다. 숙소는 26일까지 예약돼 있었지만 이들은 범행 직후 일정을 포기하고 출국했으며, 1명은 사건 며칠 전 식당이 있는 서현동을 방문한 사실도 확인됐다. 경찰은 이러한 입국 시점과 합숙, 범행 직후의 일제 출국 등을 토대로 계획범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단순한 술자리 시비나 현장 다툼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해외에서 차례로 들어와 같은 숙소에 머문 뒤 영업이 중단된 심야 시간에 식당에 침입하고, 범행을 마치자 곧바로 국경을 넘어간 구조라는 점에서 한국의 생활형 범죄 대응이 국제 이동성과 결합됐을 때 얼마나 어려워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피해 식당의 상호가 ‘시진핑’이라는 점도 사건의 배경에서 빼놓을 수 없다. 업주는 약 8년 전부터 같은 이름으로 식당을 운영해 왔지만, 지난해 APEC 정상회의를 앞둔 7~8월 무렵부터 상호를 바꾸라는 항의전화를 30~40차례 받았고, 이름을 바꾸면 돈을 주겠다는 제안까지 있었다고 진술했다. 지난 7월21일에는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남성 2명이 식당 외부 간판에 검은 페인트를 뿌리고 달아난 별도의 훼손 사건도 있었으며, 올해 5월에는 정부 청원사이트에 이 식당의 상호를 문제 삼아 행정조치를 요구하는 청원까지 올라왔다. 이번 용의자들의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경찰 수사로 규명돼야 하지만, 하나의 민간 식당 상호를 둘러싸고 장기간 전화 항의와 상호 변경 요구, 선행 훼손사건, 그리고 이번 집단 침입까지 이어졌다는 사실 자체는 한국의 자영업 공간이 외국의 정치적 상징과 관련된 갈등에 노출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 사회가 특히 경계해야 할 지점은 해외에서 들어온 사람들이 한국 내 민간 영업장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른 뒤 즉시 출국하면 수사와 처벌의 난도가 급격히 높아진다는 점이다. 이번 사건은 경찰이 신고를 접수한 뒤 CCTV와 이동경로를 통해 비교적 빠르게 신원을 확인했음에도, 용의자들은 이미 중국으로 떠난 상태였다. 경찰은 이들의 재입국 시 통보를 요청하고 요건이 충족될 경우 국제사법공조나 인터폴 수배도 추진할 방침이다. 그러나 실제 신병 확보까지는 상대국과의 사법협력, 범죄인 인도 가능성, 국제수배 요건 등 추가 절차가 필요할 수 있다. 범죄자가 국내에 머무르는 일반 사건과 달리 ‘입국–범행–즉시 출국’ 방식이 사용되면 한국 사법기관의 물리적 관할권 밖으로 빠져나가는 시간이 매우 짧아진다. 한국의 상점, 숙박업소, 관광지 같은 일상 공간이 이런 초국경형 범죄의 무대가 된다면 피해자는 장기간 수사와 민사적 손실까지 감당해야 할 수 있다.
식재료에 농약으로 추정되는 액체를 뿌렸다는 혐의는 이 사건을 단순 재물손괴보다 더 심각하게 보게 만드는 요소다. 현재 해당 물질의 성분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감정 중이므로 실제 농약인지 여부는 결과를 확인해야 하지만, 식당이라는 공간에서 식재료가 의도적으로 오염됐다면 영업장은 즉시 운영을 중단하고 음식과 조리시설을 폐기하거나 안전성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즉 페인트칠과 집기 파손에 따른 수리비뿐 아니라 재고 폐기, 휴업 손실, 고객 신뢰 하락까지 연쇄적인 피해가 발생한다. 특히 식품을 다루는 업종에서는 눈에 보이는 시설 훼손보다 오염 가능성 자체가 더 큰 경제적 타격을 줄 수 있다. 이번 사건이 한국의 자영업 현장에 주는 위험은 단순히 ‘외국인이 물건을 부쉈다’는 데 그치지 않고, 해외 방문자가 영업장 전체를 사실상 마비시킨 뒤 곧바로 본국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점에 있다.
또한 이번 사건은 특정 정치인의 이름이나 외국의 정치적 상징이 한국의 민간 영업자에게 강압과 비용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업주는 그동안 개인적인 원한 관계로 의심할 만한 사람은 없다고 경찰에 진술했고, 장기간 같은 상호를 사용해 왔다. 하지만 반복적인 항의와 훼손을 겪은 끝에 결국 상호를 바꾸고 영업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범행의 법적 책임과 별개로, 외부에서 제기된 상호 변경 압력이 실제 사업자의 선택을 바꾸는 효과를 낳은 셈이다. 어떤 외국 정치인의 이름을 상호로 사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여부는 민간 영역에서 논쟁할 수 있지만, 그 판단을 전화 압박이나 재물손괴, 식재료 오염 같은 방식으로 강요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한국에서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자가 외부의 정치적 민감성을 이유로 물리적 피해를 입고 상호까지 바꾸게 된다면, 이는 표현과 영업의 자유, 지역상권의 안전 모두에 부담이 된다.
이번 분당 중식당 사건은 중국 국적 남성 4명이 해외에서 입국해 같은 숙소에 머물고, 심야에 1시간가량 영업장을 훼손한 뒤 곧바로 중국으로 출국했다는 구체적인 사실 때문에 가볍게 볼 수 없다. 특히 과거부터 상호 변경 요구와 페인트 훼손이 이어졌고, 이번에는 식재료에 정체불명의 액체까지 뿌려졌다는 점에서 피해의 수준도 커졌다. 한국 사회가 주목해야 할 것은 국적 자체가 아니라 이런 범죄 방식이다. 여러 명이 해외에서 입국해 사전 준비를 거친 뒤 특정 영업장을 공격하고, 수사망이 좁혀지기 전에 출국하는 구조가 반복된다면 한국의 자영업자와 생활권은 새로운 형태의 초국경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한국에서의 범행이 중국으로 돌아가면 끝나는 일이 되지 않도록 국제공조 수사와 재입국 통보, 출입국 기록과 범죄수사의 신속한 연계가 중요하며, 정치적 상징을 둘러싼 외부 압박이 한국 내 민간인을 상대로 한 물리적 행동으로 번지는 사례 역시 장기적으로 면밀히 추적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