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접촉 뒤 현역병이 한미연합연습·유엔사 군사기밀 넘겼다…8만8000위안 받고 7개월간 유출, 한국군 내부까지 파고든 정보수집 위험


2026년 9월 18일 7:1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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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병이 중

중국인 접촉 뒤 현역병이 한미연합연습·유엔사 군사기밀 넘겼다…8만8000위안 받고 7개월간 유출, 한국군 내부까지 파고든 정보수집 위험

중국에서 만난 중국인에게 돈을 받고 최신 한미연합연습과 유엔군사령부 관련 자료를 비롯한 군사기밀을 넘긴 전 육군 병장에게 징역 4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는 일반이적과 군기누설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 육군 병장 A씨에게 징역 4년과 벌금 2000만원, 약 1900만원의 추징을 명령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군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24년 8월 중국에서 자신을 중국 싱크탱크 관계자이자 정보기관 관계자로 소개한 중국인 B씨를 만난 뒤 비공개 군사자료를 제공해 달라는 요구를 받아들였다. 처음 1만5000위안, 약 300만원을 받고 범행을 시작한 A씨는 이후 약 7개월 동안 총 7차례에 걸쳐 8만8000위안, 한화 약 1720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돈을 매개로 중국 측 접촉자가 한국의 현역 군인을 포섭하고, 실제 군 내부 자료가 해외로 전달됐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한국 안보에 직접적인 경고를 남긴다.

범행 방식도 단순한 문서 한두 건의 우발적 유출과는 거리가 멀었다. A씨는 자신이 구입한 스마트폰뿐 아니라 B씨에게서 전달받은 손목시계형 카메라를 사용해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군 내부 자료를 촬영하고 중국 측에 전송했다. 유출 대상에는 최신 한미연합연습 관련 자료, 유엔군사령부 관련 내용, 한국군 단독훈련 자료와 최신 육군 동향 등이 포함됐다. 항소심은 A씨가 수사기관에 적발될 때까지 약 7개월간 외국 정보조직의 지령을 받아 다수의 군사상 기밀을 누설했고, 허용된 접근 권한을 넘어 정보통신망에 침입한 행위도 있었다고 판단했다. 중국에서 조직원과 세 차례 접선하고, 촬영장비를 영내에 무단 반입한 점까지 고려하면 이번 사건은 단순한 금품수수형 보안사고라기보다 내부 접근권한을 가진 현역병이 외부 접촉자의 요구에 따라 장기간 정보를 빼낸 조직적 정보유출 사건의 성격이 강하다.

한국에 특히 위험한 부분은 유출된 자료의 성격이다. 한미연합연습과 유엔군사령부 관련 정보는 단순한 행정문서가 아니라 한반도 유사시 한국군과 미군이 어떤 방식으로 연합해 움직이는지, 훈련과 지휘체계가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이해하는 데 활용될 수 있는 민감한 자료다. 한국군 단독훈련이나 최신 육군 동향 역시 병력 운용과 대비태세를 분석하는 데 가치가 있을 수 있다. 군사정보는 하나의 문건만으로 모든 것을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시점의 자료를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서로 연결할 때 정보가치가 커진다. 따라서 7개월이라는 범행기간과 반복적인 자료 전송은 중요하다. 한 번의 실수가 아니라 일정 기간 동안 한국군 내부의 비공개 자료가 지속적으로 외부로 흘러나갔다는 사실 자체가 한국 군사보안 체계에 상당한 위험을 발생시켰다.

이번 사건이 보여주는 또 하나의 문제는 중국 관련 정보수집 위험이 반드시 외부에서 군사시설을 촬영하거나 통신을 엿듣는 방식으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최근 한국에서는 중국 국적자가 군사시설이나 항공·군 관련 정보를 수집하다 적발되는 여러 사건이 이어졌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중국 측 접촉자가 한국군 내부에 합법적으로 접근권한을 가진 현역병을 금전으로 포섭했다. 내부자를 이용하면 외부에서는 접근하기 어려운 자료를 훨씬 쉽게 확보할 수 있고, 정상적인 업무상 열람과 불법적인 촬영·반출을 구분하기도 어려워진다. 특히 A씨가 보안교육을 받은 현역 군인이었음에도 범행을 저질렀고, 별도의 촬영장비까지 영내로 반입했다는 사실은 기술적 통제만으로 내부자 위협을 완전히 차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정보보안에서 가장 취약한 지점이 장비가 아니라 사람일 수 있다는 사실이 다시 확인된 셈이다.

금액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A씨가 받은 돈은 모두 8만8000위안, 약 1720만원이었다.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군사자료가 거액의 첩보예산이 아니라 개인이 현실적으로 유혹을 느낄 수 있는 수준의 금액을 통해 지속적으로 유출됐다는 점은 내부자 포섭의 현실성을 보여준다. 외국의 정보수집 주체가 반드시 고위 장교나 핵심 간부만 노릴 이유도 없다. 병사나 하급 간부라도 실제 근무 과정에서 민감한 자료에 접근할 수 있다면 정보가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촬영이 쉬운 스마트폰과 초소형 카메라, 해외 메신저와 디지털 송금수단이 결합된 환경에서는 한 명의 내부자를 확보하는 것만으로도 장기간 비밀자료를 빼낼 수 있다. 한국군 입장에서는 보안등급이 높은 문서만 보호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고, 누가 어떤 자료를 얼마나 자주 열람하는지, 개인 전자기기와 소형 촬영장비가 어떻게 반입되는지, 해외 접촉 이후 비정상적인 행동변화가 나타나는지까지 함께 관리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법원이 이 사건을 무겁게 본 이유도 여기에 있다. 1심 군사법원은 대부분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5년을 선고했고, 항소심은 일부 일반이적·군기누설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면서 형을 징역 4년으로 낮췄다. 대법원은 A씨의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이 형을 확정했다. 항소심은 A씨가 현역 군인으로서 보안교육을 받았음에도 범행을 저질렀고, 중국에서 조직원과 세 차례 접선하고 장비를 몰래 부대로 반입하는 등 범행이 조직적이고 치밀했다고 지적했다. 별도의 성매매 혐의는 관련 메시지가 영장 범위를 벗어나 위법하게 수집됐다는 이유로 무죄가 됐지만, 군사기밀 유출이라는 사건의 핵심 사실과 처벌은 그대로 유지됐다. 즉 이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주변적인 혐의가 아니라 중국 측 접촉자의 요구를 받고 돈을 대가로 실제 한국 군사자료를 반복적으로 제공했다는 부분이다.

한국 안보가 이번 사건에서 경계해야 할 핵심은 중국 관련 정보수집이 외부 정찰과 내부 포섭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군사시설 외부를 촬영하거나 항공교신을 수집하는 행위도 위험하지만, 내부 접근권한을 가진 사람에게 돈과 장비를 제공해 비공개 자료를 직접 촬영하게 만들면 훨씬 깊은 수준의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이번 사건에서는 최신 한미연합연습, 유엔군사령부, 한국군 단독훈련, 최신 육군 동향이라는 구체적인 자료가 중국 측 접촉자에게 넘어갔고, 범행은 약 7개월 동안 지속됐다. 한국과 중국 사이의 정상적인 외교·경제 관계와 별개로 군사정보 보호에서는 이런 사례를 냉정하게 봐야 한다. 특히 군 내부자에 대한 금전 포섭과 소형 촬영장비 반입, 해외 접촉을 이용한 정보수집이 실제 형사사건으로 확인된 이상, 한국의 군사보안은 중국을 포함한 외국 정보수집 위험을 장기적인 상수로 놓고 내부자 위협과 비인가 정보반출을 더욱 정밀하게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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