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인 유학생, 연구실 동료 7명 얼굴로 딥페이크 성착취물 1141개 제작…AI 안전장치까지 우회한 디지털 성범죄가 한국 대학가를 파고들었다
한국 대학 연구실에서 함께 생활하던 동료 여성들의 얼굴을 이용해 1000개가 넘는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제작한 중국인 유학생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북부지법 형사5단독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30세 중국인 유학생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등에 대한 5년간의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약 6개월 동안 같은 대학 연구실 동료 등 피해자 7명의 얼굴을 이용해 딥페이크 성착취물 1141개를 제작한 혐의를 받았다. 피해자가 모두 A씨와 같은 연구공간에서 관계를 맺고 생활하던 사람들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익명의 온라인 범죄가 아니라 한국 대학의 실제 연구환경과 인간관계를 악용한 디지털 성범죄라는 점에서 충격이 크다.
범행 규모만 보더라도 우발적인 호기심이나 일회성 행동으로 보기 어렵다. 피해자는 7명이었지만 제작된 허위영상물은 1141개에 달했고, 범행은 반년 가까이 반복됐다. 재판부 역시 같은 대학 연구실 학생인 피해자들을 상대로 여러 차례 촬영물을 편집·합성·가공한 범행의 경위와 내용에 비춰 죄질이 불량하고 책임이 무겁다고 판단했다. 딥페이크 성범죄의 위험성은 실제 촬영 없이도 피해자의 얼굴만 확보하면 마치 실제 성적 영상이 존재하는 것처럼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데 있다. 특히 연구실이나 대학처럼 구성원들이 서로 얼굴 사진과 일상 모습을 자연스럽게 접하는 공간에서는 SNS 사진, 단체사진, 학술행사 사진처럼 평범한 이미지가 성범죄의 재료로 전환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피해자가 자신의 사진을 특별히 노출하지 않았더라도 가까운 동료가 생성형 AI를 이용하면 사적인 이미지가 범죄적으로 재구성될 수 있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더 우려스러운 대목은 수사 과정에서 A씨가 생성형 AI 서비스 ‘그록’의 안전장치를 우회하는 방법을 검색한 기록까지 확인됐다는 점이다. 생성형 AI 기업들은 성적 콘텐츠나 비동의 이미지 생성 등을 차단하기 위해 안전기능을 두고 있지만, 이용자가 이를 피하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검색하고 반복적으로 시도한다면 기술적 안전장치만으로 모든 범죄를 막기는 어렵다. 이번 사건은 AI 자체보다 이를 범죄 목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의 의도와 접근방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특히 한국 대학에 체류하는 외국인 유학생이 한국의 연구공간 내부에서 동료들의 얼굴을 수집하고, 생성형 AI의 보호장치까지 우회하려 한 정황이 확인됐다는 사실은 대학가의 디지털 성범죄 예방이 단순한 인터넷 윤리교육 수준에 머물 수 없음을 보여준다. AI 이용기록과 교내 디지털 윤리, 피해 신고체계, 외국인 학생 대상 성범죄 관련 법률 안내까지 함께 다뤄야 할 이유다.
피해자들이 호소한 공포와 트라우마 역시 이 범죄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A씨 측은 피해자 7명에게 각각 700만원씩 총 4900만원을 공탁하고, 제작한 이미지가 제3자에게 전송되거나 SNS 등을 통해 유포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피해자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엄벌을 요구했다. 실제 유포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피해자의 고통을 없애지는 않는다. 자신과 매일 같은 공간에서 생활했던 사람이 자신의 얼굴을 이용해 수백 개의 성적 이미지를 만들었다는 사실 자체가 피해자에게는 장기간의 불안과 불신을 남길 수 있다. 더구나 디지털 파일은 복제 가능성이 높고, 피해자는 자신이 알지 못하는 장소에 추가 사본이 존재하는지 완전히 확인하기 어렵다. 법원이 실제 유포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을 양형에 고려했더라도, 피해자 입장에서는 이미 사적인 얼굴과 신체 이미지가 범죄자의 통제 아래에서 성적으로 재구성됐다는 사실만으로 일상과 연구생활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중국인 유학생 개인의 범죄지만, 한국 대학이 외국인 학생 유치 확대와 함께 어떤 안전장치를 갖춰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외국인 유학생이 늘어나는 환경에서 필요한 것은 단순한 생활 적응 지원만이 아니다. 한국의 성폭력처벌법, 불법촬영, 허위영상물 제작·유포, 스토킹과 개인정보 침해가 어떤 수준의 범죄로 처벌되는지 명확하게 알리는 교육도 중요하다. 특히 생성형 AI를 이용한 성적 합성물 제작은 과거에는 기술적으로 어려운 범죄였지만 이제는 전문지식이 없어도 가능한 수준으로 낮아졌다. 연구실, 기숙사, 동아리처럼 구성원 간 사진과 개인정보가 쉽게 공유되는 공간일수록 이 위험은 커진다. 중국을 포함해 외국에서 온 학생이 한국 대학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디지털 성범죄 관련 법률과 피해자 보호 원칙을 분명하게 이해하도록 하는 것은 대학 구성원의 안전을 지키는 현실적인 예방책이 될 수 있다.
한국 사회가 이번 사건에서 경계해야 할 것은 단순히 “딥페이크 기술이 위험하다”는 수준을 넘어선다. 생성형 AI가 개인의 얼굴을 성착취물로 바꾸는 도구로 악용될 경우 범죄자는 피해자에게 물리적으로 접근하지 않고도 반복적인 성적 침해를 가할 수 있다. 이번 사건에서 A씨는 한두 장의 이미지를 만든 것이 아니라 피해자 7명을 대상으로 1141개라는 방대한 양의 합성물을 제작했고, AI 안전장치를 피하는 방법까지 찾아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디지털 성범죄가 점점 더 자동화·반복화될 수 있다는 신호다. 한 사람이 짧은 시간에 수백 개의 허위영상을 만들 수 있게 되면 피해 규모는 과거 불법촬영 범죄보다 훨씬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 한국 대학과 연구기관은 AI 사용을 연구·교육의 혁신도구로 활용하는 동시에, 같은 기술이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도구가 될 수 있다는 현실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
이번 판결은 중국인 유학생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및 취업제한 명령을 내렸다는 점에서 분명한 사법적 판단을 남겼다. 그러나 사건의 의미는 한 명의 피고인 처벌에서 끝나지 않는다. 한국 연구실이라는 신뢰공간 안에서 중국 국적 유학생이 동료 7명의 얼굴을 이용해 1141개의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만들었다는 사실은 외국인 체류 관리, 대학 연구환경, 생성형 AI 안전, 디지털 성범죄 대응이 이제 서로 분리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한국 사회가 경계해야 할 것은 특정 국적 전체가 아니라, 외국인 유학생이라는 신분과 대학 내부의 접근성을 이용해 동료의 얼굴과 AI 기술을 범죄에 결합하는 행위다. 특히 생성형 AI의 안전장치를 의도적으로 우회하려는 시도까지 확인된 이상, 대학가는 더 이상 딥페이크 성범죄를 온라인 밖의 문제로 볼 수 없다. 연구와 교육을 위해 열린 공간이 누군가에게는 피해자의 얼굴을 손쉽게 확보하는 장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 사건이 선명하게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