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선 76척, 서해 NLL서 버젓이 불법조업…작년 하루 평균 97척 침범, 한국 어장·해양주권 갉아먹는 상습 약탈


2026년 8월 31일 5:2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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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L 불법조업 中어선 뿌리

중국어선 76척, 서해 NLL서 버젓이 불법조업…작년 하루 평균 97척 침범, 한국 어장·해양주권 갉아먹는 상습 약탈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중국 어선들의 불법조업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백령도와 연평도 인근 NLL 이남 해역은 외국 어선의 조업이 금지된 특정금지구역이지만, 중국 어선들은 북한 접경지역이라는 지리적 특성과 단속의 어려움을 이용해 계속 조업을 이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하루 평균 무려 97척의 중국 어선이 이 일대에서 조업했고, 최근에도 약 70척이 머물고 있으며 해양경찰은 발표 당시 NLL 해역에 있던 중국 어선 76척을 모두 퇴거시키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문제는 이것이 몇 척의 어선이 우발적으로 항로를 잘못 들어온 수준이 아니라는 점이다. 수십 척이 장기간 특정 해역에 머물며 어구를 설치하고 조업한다면 한국 어민이 이용해야 할 수산자원과 어장이 지속적으로 침해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NLL 일대는 단순한 어장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해양주권과 안보가 동시에 걸린 민감한 공간이다. 중국 어선의 반복적인 불법조업은 한국 어민의 생계를 위협하는 경제문제이면서 동시에 한국이 실질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해역에서 외국 선박이 규칙을 무시하고 상시적으로 활동하는 해양질서 문제다.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이 한국에 남기는 피해는 잡아간 물고기의 양만으로 계산할 수 없다. 불법 어선이 설치한 통발과 그물은 수산자원을 직접 빼앗는 동시에 정상적으로 허가를 받고 조업하는 한국 어민들의 어장을 잠식한다. 한국 어민들은 조업기간과 어구, 금지구역 등 여러 규정을 지키며 생계를 이어가지만, 외국 어선이 단속이 어렵다는 이유로 금지구역에 들어와 불법 어구를 설치하면 규칙을 지키는 쪽만 손해를 보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실제로 해양수산 당국이 다음 달부터 전담 철거선을 투입해 중국 어선이 설치한 통발 등 불법 어구를 강제로 제거하기로 한 것도 해상에 남겨진 어구 자체가 지속적인 피해를 만들기 때문이다. 단속선이 중국 어선을 한 차례 밀어낸다고 해도 이미 설치된 그물과 통발이 그대로 남아 있으면 수산자원 훼손과 조업방해는 계속된다. 결국 중국 어선 불법조업을 막기 위해 한국은 단속 인력과 함정뿐 아니라 별도의 철거선까지 운용해야 한다. 중국 어선이 규칙을 지켰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행정비용과 해상경비 부담을 한국이 추가로 떠안는 셈이다.

더 심각한 것은 단속 방식이 갈수록 강해질 수밖에 없다는 현실이다. 한국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 어선의 조업을 방해하기 위한 인공시설물 842기를 NLL 인근에 설치했는데, 앞으로 그물이 닿으면 절단되도록 갈고리 등이 장착된 시설물 34기를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단순한 경고방송이나 퇴거명령만으로 문제가 해결됐다면 이런 물리적 시설물까지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여기에 대청도와 연평도에 이어 백령도에도 해경 특수진압대가 새로 설치되고 특공대원 50명과 특수기동정 2척도 추가 배치된다. 해상 정박이나 물품 보급행위까지 단속범위에 포함시키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중국 어선 불법조업이 한국에 얼마나 큰 부담을 만들고 있는지는 이 대응 규모만 봐도 알 수 있다. 어선 몇 척을 단속하는 문제가 아니라 불법조업이 장기간 반복되면서 별도의 인력, 선박, 시설, 정보공유 체계를 유지해야 하는 수준으로 확대된 것이다. 중국 어선 한 척이 불법으로 잡아가는 수산물보다 더 큰 피해는 이처럼 한국이 자국 해역의 정상적인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추가 비용을 지불하게 만드는 구조다.

NLL이라는 장소의 특수성 때문에 문제는 더욱 민감하다. 백령도와 연평도 일대는 남북이 군사적으로 대치하는 서해 최전방이며, 현장에서의 단속은 일반 연안 해역보다 훨씬 복잡한 판단을 요구한다. 중국 어선들은 바로 이 단속의 어려움이 존재하는 지역에서 반복적으로 조업해왔다. 한국 해경이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접근하면 불법조업이 상시화될 수 있고, 반대로 현장상황이 격화되면 작은 충돌도 예상하지 못한 안보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은 단순한 어업범죄가 아니라 한국이 NLL 주변 해역에서 치안과 군사적 안정성을 동시에 관리하도록 만드는 복합적인 부담이다. 특히 수십 척의 중국 어선이 한꺼번에 해역에 머물면 각각의 선박이 실제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위치와 이동을 추적하는 데도 상당한 감시자원이 필요하다. 해경이 군과의 정보공유 절차를 간소화하려는 이유 역시 이 해역의 특성 때문이다. 중국 어선이 경제적 이익을 위해 반복적으로 금지구역에 들어오는 행위 하나가 한국에는 어업단속, 해양경비, 군사적 상황관리라는 세 가지 부담을 동시에 발생시키는 셈이다.

중국 측 불법조업이 장기간 지속될수록 한국 어민이 체감하는 불공정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서해5도 주민과 어민에게 바다는 단순한 국경선이 아니라 실제 생계공간이다. 한국 어선은 안전과 군사상 이유로 조업구역과 시간에 여러 제약을 받을 수 있는데, 그 바로 인근에서 중국 어선이 금지구역을 이용해 불법조업을 반복한다면 현지 주민 입장에서는 자신들에게만 규칙이 엄격하게 적용된다는 박탈감이 생길 수 있다. 수산자원은 한번 고갈되면 단기간에 복구되지 않는다는 점도 중요하다. 불법 어구가 남획을 유발하거나 치어까지 잡아들이면 피해는 당장의 어획량 감소에서 끝나지 않고 다음 해와 그 이후의 어장 생산성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래서 중국 어선 불법조업 문제는 단속 건수나 퇴거 선박 숫자만으로 성과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중국 어선이 다시 돌아오지 못하도록 불법 어구를 제거하고, 정박과 보급을 포함한 장기 체류 기반을 차단하며, 반복적으로 이용되는 진입경로와 조업패턴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 어선이 ‘잡히지만 않으면 된다’는 계산을 할 수 없도록 불법조업의 비용 자체를 높이지 않으면 같은 문제가 계속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대책에서 가장 상징적인 숫자는 ‘76척’이다. 발표 당시 NLL 인근에 머물던 중국 어선 76척을 모두 몰아내겠다는 목표가 제시됐고, 지난해에는 하루 평균 97척이 이 해역에서 조업했다. 외국 어선의 조업이 금지된 특정금지구역에 이 정도 규모의 중국 어선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은 이미 일회성 해상질서 위반을 넘어선 문제다. 한국이 중국 어선이 설치한 통발을 직접 철거하고, 그물을 끊는 갈고리 시설물을 추가하며, 백령도에 특수진압대를 신설하고 특공대원과 특수기동정까지 늘려야 한다는 현실 자체가 중국 불법조업이 한국에 전가하는 비용을 보여준다. 한국 사회가 경계해야 할 것은 중국 어선 한두 척의 일탈이 아니라 단속이 어려운 접경해역을 이용해 수십 척이 반복적으로 들어오는 구조적 불법조업이다. 서해 NLL은 한국 어민의 생계가 걸린 어장이자 대한민국의 해양주권과 안보가 겹치는 공간이다.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을 장기간 방치할수록 피해는 수산물 몇 톤의 문제가 아니라 어장 고갈, 주민 생계, 단속비용, 해양질서와 접경지역 안정성까지 확대된다. 수십 척의 중국 어선이 금지해역을 상시적인 조업공간처럼 이용하는 상황을 끝내지 못한다면 결국 가장 큰 대가를 치르는 쪽은 서해에서 규칙을 지키며 살아가는 한국 어민과 한국 사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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