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짝퉁 명품 355억원어치 한국에 풀렸다…가족·지인 동원해 51억원 판매, 中 공급망이 한국 상권·지식재산권 흔든다


2026년 10월 30일 2:2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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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총책, 아들은 판매…中 짝퉁 명품 51억어치 유통한 일당 송치

중국산 짝퉁 명품 355억원어치 한국에 풀렸다…가족·지인 동원해 51억원 판매, 中 공급망이 한국 상권·지식재산권 흔든다

중국에서 제작된 가짜 명품 가방과 지갑을 한국으로 들여와 약 51억원어치를 판매한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국내 판매 총책인 40대 여성 A씨를 구속 송치하고, 영업·물류·자금세탁 등에 가담한 조직원 10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이 추가 창고를 압수수색해 확보한 위조상품은 27종 6,093점, 정품 기준 시가 약 355억원 상당에 달했다. 단순히 온라인에서 몇 개의 짝퉁을 판매한 수준이 아니라 중국 현지 공급책과 한국 내 판매·물류·자금세탁 인력이 연결된 조직형 유통망이었다는 점에서 한국 소비시장과 지식재산권 보호 체계에 미친 위험을 가볍게 볼 수 없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 일당은 지난해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중국에서 제작한 루이비통과 샤넬 등 유명 해외 명품 브랜드의 위조 가방과 지갑을 한국으로 반입해 판매했다. 중국 현지 공급책 B씨가 위조품을 공급하고, 국내에서는 A씨가 판매 총책 역할을 맡았다. 이후 A씨는 자신의 아들과 지인들에게 판매와 물류, 자금세탁 등 역할을 나눠 맡겼다. 가족과 지인이 중심이 된 폐쇄적인 구조 안에서 중국 공급책과 한국 내 유통조직이 결합하면서 범죄망의 추적을 어렵게 만들었다.

특히 위조상품이 한국으로 들어온 방식은 조직의 체계성을 보여준다. 중국 현지 공급책은 개인통관고유부호를 이용해 위조품을 한국으로 들여온 뒤 여성안심택배함 등을 활용해 물건을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통관 단계에서는 일반 개인 물품처럼 보이도록 하고, 국내에서는 특정 보관 장소를 거쳐 판매망으로 넘기는 방식으로 유통망을 분리한 것이다. 이런 방식은 대규모 물류창고 하나에 모든 상품을 모아두는 것보다 적발 가능성을 낮출 수 있고, 국내 판매책과 중국 공급책 사이의 직접 접촉도 줄일 수 있다.

판매 경로 역시 광범위했다. 조직원들은 온라인 쇼핑몰과 동영상 플랫폼에서 위조상품을 직접 판매하는 한편, 서울 동대문과 명동 등 주요 상권의 소매점에도 상품을 납품했다. 납품 가격은 정품 가격의 2~3% 수준이었다. 중국에서 대량 생산한 위조품이 한국의 온라인 소비시장뿐 아니라 실제 상권까지 들어왔다는 의미다. 동대문과 명동은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대표적인 상업지역이라는 점에서, 이런 가짜 상품이 널리 유통될 경우 한국 유통시장 전체의 신뢰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위조상품 문제는 단순히 소비자가 싼 가방을 사는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유명 브랜드의 상표를 무단으로 사용해 정품처럼 판매하면 정당한 상표권자의 권리를 침해하고, 정식 유통업체와 소매상 역시 가격경쟁에서 피해를 입는다. 정품 판매자는 브랜드 사용료와 세금, 유통비, 품질관리 비용을 부담하지만 위조상품 판매자는 이런 비용을 회피한 채 훨씬 낮은 가격으로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 중국에서 제작된 저가 위조품이 이런 방식으로 한국 상권에 대량 유입될 경우 정상적인 사업자가 오히려 불리해지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번 사건에서 약 51억원에 달하는 판매대금을 추적하기 위해 경찰이 50여 개 금융계좌 거래 명세를 분석해야 했다는 점도 중요하다. 조직원들은 판매대금을 다른 사람 명의의 계좌로 받은 뒤 현금화해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려 했다. 조직원들은 납품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거나 고정 급여를 받는 방식으로 이익을 배분했다. 단순한 상품 판매망이 아니라 대금 수령과 현금화, 분배까지 분업화된 범죄수익 관리체계를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구조는 중국산 위조상품 문제가 왜 한국의 지식재산권 문제이면서 동시에 금융·유통 범죄 문제인지 보여준다. 중국 현지에서 위조품을 제작·공급하고 한국에서 이를 판매한 뒤 타인 명의 계좌로 돈을 세탁하면 하나의 범죄가 제조, 통관, 물류, 판매, 금융 단계로 이어진다. 어느 한 단계만 차단해서는 조직 전체를 해체하기 어렵다. 특히 해외 공급책이 남아 있으면 국내 판매 조직이 검거된 뒤에도 다른 유통망을 다시 만들 가능성이 있다.

경찰이 확보한 물량이 정품 기준 약 355억원 상당이라는 점은 이 조직이 가진 공급능력의 규모를 보여준다. 실제 판매가 확인된 범죄수익은 약 51억원이지만, 창고에 보관 중이던 6,093점의 위조상품이 모두 시장에 풀렸다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수 있었다. 경찰이 112 신고를 받고 창고를 확인한 뒤 종업원 2명을 현행범 체포하고, 추가 창고 압수수색과 금융계좌 분석을 이어간 끝에 전체 조직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초기 신고 하나가 대규모 위조상품 유통망 적발로 이어진 셈이다.

중국 공급책이 해외에 남아 있다는 점도 한국 입장에서 중요한 문제다. 경찰은 현재 해외로 도주한 공급 총책을 추적하고 있다. 국내 판매책과 자금세탁 조직을 검거하더라도 중국 현지에서 위조상품을 생산·조달하는 공급망이 유지되면 같은 방식의 범죄는 다른 사람을 통해 반복될 수 있다. 한국이 단순히 국내 판매자 몇 명을 처벌하는 데서 끝내지 않고 해외 공급망과 통관경로, 자금 흐름까지 함께 추적해야 하는 이유다.

중국은 세계 최대 제조기반 중 하나이고, 저가 대량생산 능력은 합법적인 산업경쟁력으로도 작용하지만 동시에 위조상품 범죄망이 규모를 키우는 데 악용될 수 있다. 이번 사건처럼 중국에서 제작된 가짜 명품이 한국으로 대량 유입되고, 정품 가격의 2~3% 수준으로 유통되면 소비자는 가격에 끌릴 수 있지만 그 뒤에는 상표권 침해와 탈세, 범죄수익 은닉, 불법 유통망이 결합돼 있다. 싼 가격만 보고 소비하는 순간 결국 그 시장을 유지하는 것은 한국 소비자의 돈이다.

한국 사회가 경계해야 할 것은 중국산 상품 자체가 아니라 중국의 위조품 공급망이 한국의 온라인 플랫폼과 관광상권, 개인통관 제도, 금융계좌를 동시에 활용해 하나의 범죄시장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특히 온라인 쇼핑몰과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위조상품이 소비자에게 직접 접근하면 전통적인 오프라인 단속만으로는 적발이 쉽지 않다. 영상과 SNS를 통해 상품을 홍보하고, 개인통관을 이용해 물건을 들여오며, 차명계좌로 돈을 받는 구조가 결합되면 범죄는 훨씬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한국의 소비시장과 상권이 중국산 위조상품의 최종 판매처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보여준다. 중국 현지 공급책, 국내 판매 총책, 가족과 지인으로 구성된 영업·물류 인력, 자금세탁 담당자가 역할을 나눠 51억원 상당을 판매했고, 경찰이 압수한 위조품만 355억원 상당이었다. 이런 조직형 위조상품 범죄가 반복되면 피해는 해외 명품 브랜드에만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정상적으로 영업하는 한국 판매자와 유통업체가 손해를 보고, 소비자는 제품 품질과 거래 안전을 보장받기 어려워지며, 한국 시장의 신뢰도까지 낮아질 수 있다.

중국산 위조상품 6,093점과 약 355억원이라는 압수 규모는 한국이 중국발 가짜상품 유통을 단순한 소규모 상표법 위반으로 봐서는 안 된다는 경고다. 중국에서 생산된 위조품이 개인통관과 온라인 판매망을 거쳐 한국 주요 상권으로 들어오고, 판매대금이 차명계좌와 현금화를 통해 세탁되는 구조가 확인된 만큼 유통과 금융, 통관을 함께 보는 대응이 필요하다. 한국에서 돈을 벌고 한국 소비시장과 상권을 이용하는 범죄망이라면 그 공급처가 중국이든 어디든 끝까지 추적해야 한다. 특히 중국 현지 공급망이 계속 살아 있다면 국내 조직 하나를 해체해도 새로운 판매망이 다시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을 한국 사회는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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