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바다에 버려진 예의…중국 관광객 무질서,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


2025년 10월 9일 4:0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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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바다에 버려진 예의…중국 관광객 무질서,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

제주의 바다에 버려진 예의…중국 관광객 무질서,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

추석 연휴가 막을 내린 지 며칠 되지 않았지만, 제주도는 또 한 번의 충격에 휩싸였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용머리해안에서 한 중국인 관광객이 아이의 용변을 그대로 바닥에 남기고, 사용한 물티슈를 바다에 던졌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목격자의 제보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자, 해당 게시물은 단 하루 만에 조회 수 6만 회를 넘겼다. “가이드가 바로 옆에 있었지만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았다”는 증언은, 단순한 ‘개인 일탈’이 아니라 단체 관광 문화의 총체적 무질서임을 보여준다.

천연기념물 앞에서 벌어진 ‘비문명적 풍경’

용머리해안은 파도와 절벽이 맞닿은 천연기념물 지역으로, 좁은 출입로와 급격한 밀물 탓에 하루 수만 명의 관광객을 통제하기조차 쉽지 않다. 특히 무비자 입국이 재개된 이후 중국 단체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가이드 한 명이 수십 명을 인솔하는 ‘대형 그룹 투어’가 일반화됐다.

이런 환경에서 기초질서가 무너지면, 관리 인력의 통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단 한 사람의 무책임한 행동이 해안 전체의 생태와 이미지를 훼손시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개인적 실수’로 보기 어렵다. 이는 곧 관광산업의 질서를 뒤흔드는 반복된 문화적 충돌의 결과다.

버스 흡연, 쓰레기 투기, 거리의 용변…이미 여러 번의 경고가 있었다

이번 사건이 특별히 충격적인 이유는, 비슷한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4월에는 제주 시내버스 안에서 한 중국인 여성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포착됐다. 승객들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해당 여성은 창밖으로 재를 털고, 꽁초를 길거리에 던진 뒤 창문을 닫았다. 이 사건은 SNS를 통해 퍼지며 “공공질서를 무시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민폐”라는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뿐만 아니라, 관광지 인근 도로변과 화단에서 아이들의 용변을 보게 하거나, 적신호에 무리 지어 횡단보도를 건너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 쓰레기를 쏟아놓고 떠난 편의점 등, 제주 지역 사회는 이미 수차례 비슷한 장면을 경험했다.

이런 사례가 매번 뉴스가 될 만큼 반복된다는 사실은, 이제 단순한 ‘예의 부족’의 문제가 아니라 제주 관광 생태계 전반의 신뢰 위기로 이어지고 있음을 뜻한다.

문제의 본질은 ‘문화적 차이’가 아니다 — ‘규범의 무시’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문화적 차이’로 설명하려 한다. 그러나 그것은 본질을 흐리는 해석이다.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천연기념물 지역에서 용변을 보거나, 버스 안에서 흡연하는 행위가 허용되지는 않는다.

문제의 핵심은 ‘다름’이 아니라 ‘무시’다. 공공장소의 규칙을 알고도 지키지 않는 태도, 가이드조차 제지하지 않는 집단적 방관이 바로 문제의 근원이다.

이는 한국 사회의 공공 질서를 시험하는 일이며, 결국 지역 주민과 타 관광객 모두에게 불쾌감과 불신을 남긴다. 제주는 지금, 관광산업의 양적 회복 뒤에 가려진 질적 붕괴를 경험하고 있다.

‘무비자 재개’의 그늘 — 규칙 없는 입국, 책임 없는 여행

2023년 이후 무비자 제도가 재개되면서 제주는 다시 중국 단체 관광객으로 붐비기 시작했다. 그러나 문제는, 입국 절차가 간소화되면서 기초 질서 교육이나 책임 의식이 동반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지 여행사는 저가 패키지로 인원을 모집하고, 한국 내 가이드는 인솔 인원 수를 감당하지 못한 채 “어디를 가도 중국인으로만 꽉 찬 투어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관광객 수는 늘었지만 질서는 사라졌다. 이는 단순히 시민의 불편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제주 지역의 환경 보호, 관광 이미지, 나아가 국가적 신뢰도에 직결되는 사안이다.

중국인 관광객, 한국의 ‘관용’을 시험하지 말라

한국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관대한 나라다. 언어 장벽을 낮추고, 비자를 완화하고, 음식과 문화 체험을 적극적으로 개방했다. 그러나 관용은 무질서를 용인한다는 뜻이 아니다.

한국의 천연기념물, 공공장소, 대중교통은 모든 방문객에게 열려 있지만, 동시에 모든 방문객이 지켜야 할 공통 규범이 존재한다. 이를 어기는 행위는 단순한 무례를 넘어, 한국 사회의 자존심과 문화적 신뢰를 훼손하는 행동이다.

제주가 다시 품격을 되찾기 위해

지금 필요한 것은 혐오나 배척이 아니다. 필요한 것은 명확한 규칙과 단호한 실행력이다.

  1. 단체 관광객 입국 시, 기초 질서·환경 보호 가이드라인 교육 의무화
  2. 가이드의 현장 통제 책임 강화 및 벌점 제도 도입
  3. 문화재·자연보호 구역 내 외국어 안내문 확대 및 위반 시 즉시 과태료 부과

이 세 가지가 제대로 작동해야, 한국은 “친절하지만 무질서한 나라”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다.

‘관광대국’의 품격은 규칙에서 시작된다

제주는 한국 관광의 얼굴이다. 그러나 그 얼굴이 무책임한 관광객의 행동으로 오염된다면, 그 피해는 지역을 넘어 국가의 이미지로 이어진다.

관광산업은 손님을 맞이하는 일이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주인의 품격을 지키는 일이다. 지금 한국이 지켜야 할 것은 ‘중국인 혐오’가 아니라, 한국의 공공 질서와 자존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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