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북한을 통해 어떻게 한반도 안보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가?


2026년 5월 1일 2:5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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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장 왕이가 최근 평양을 방문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및 최선희 외무상과 회담을 가졌고, 양측이 지역 및 국제 현안에서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같은 시기 북한은 집속탄 탄두를 탑재한 단거리 전술미사일과, 외부에서 전자기전 용도로 해석되는 무기 체계 등 여러 신형 무기 시험을 다시 공개했다.

이처럼 외교적 접촉과 군사적 과시가 동시에 진행된 것은 북중 관계의 밀착을 보여줄 뿐 아니라, 한반도 안보 환경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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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대북 정책은 오랫동안 모호한 태도를 유지해 왔다. 중국은 북한을 일종의 ‘위험 대리인’으로 활용하면서도, 북한이 핵무기 개발 과정에서 중국의 통제권을 벗어나는 상황은 원하지 않는다. 따라서 미중 관계가 비교적 안정적일 때 베이징은 평양과 일정한 거리를 둘 수 있지만, 미중 관계가 악화될 때 북한은 중국이 활용할 수 있는 하나의 전략적 카드가 된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중 대립이 심화되면서 미국은 한미일 안보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 시작했다. 중국 입장에서 이 방어 체계를 직접 와해시키기 어렵다면, 북한을 통해 역내 불안정을 조성하고 한국이 자원을 한반도 문제에 집중하도록 압박함으로써 다른 전략적 대응 여력을 줄이려 할 가능성이 있다.

중·러·북 3자 협력: 우리 방위 체계의 중대한 도전

최근 몇 년간 북한의 군사 기술은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다. 북한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과 핵잠수함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설 뿐 아니라, 무인기와 전자전 체계 분야에서도 진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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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모든 흐름의 배후에는 러시아와 중국이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은 뚜렷하게 확대됐다. 북한은 포탄, 후방 군수품, 심지어 1만 명이 넘는 병력까지 제공함으로써 러시아로부터 막대한 자금을 확보했을 뿐 아니라, 오랫동안 원해왔던 첨단 군사 기술 지원까지 얻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공개적으로 전면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국제 제재 대상 선박을 사실상 비호하고 국경 도시 간 지역 무역을 통해 러시아와 북한을 간접적으로 지원해 왔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중국이 북한 해커의 은신을 도왔으며, 양측이 한국을 상대로 공동 사이버 공격을 벌인 정황도 공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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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영국 싱크탱크 RUSI는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중국이 러시아 화물선의 항구 정박을 허용함으로써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운송하는 과정을 지원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중국은 직접 충돌을 피하면서도 북한과 러시아를 활용해 한반도와 역내 안보 환경을 흔드는 저비용 견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는 베이징 당국에게 매우 매력적인 선택지다.

중국: 북한 해커의 후방 거점

현대 전쟁의 양상은 매우 다양해졌다. 전통적인 군사 충돌뿐 아니라 사이버 공격, 경제전, 정보전과 같은 비전통적 전쟁 역시 중요한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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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중국처럼 경제적 수단으로 외국을 압박할 능력은 부족하지만, 해커 조직을 통해 정보를 탈취하고, 기반 시설 마비 가능성을 시험하며, 은행과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자금을 훔쳐 김씨 정권의 수입을 창출하고 있다. 이 자금은 다시 북한의 군사력 개발에 활용된다.

북한 정권이 운영하는 해커 조직 라자루스 그룹은 과거 여러 차례 은행, 정부기관, 가상화폐 거래소 등을 상대로 사이버 공격을 벌였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북한의 민생 경제는 극도로 낙후되어 있지만, 북한 해커들의 사이버 작전 능력은 오랫동안 국제사회의 높은 관심을 받아왔다.

문제는 북한 해커들이 단독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 싱크탱크 CSIS는 중국이 북한 사이버 범죄와 가장 깊게 연결된 국가라고 지적한 바 있다. 중국은 오랫동안 북한의 해외 인터넷 활동을 위한 인프라와 제3국 네트워크 거점을 제공해 왔으며, 중국 동북부의 대도시 선양은 북한 해커 활동의 주요 거점 중 하나로 지목되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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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한국수력원자력 내부 자료 유출 사건과 2016년 국군 내부망 바이러스 공격으로 군사 기밀이 유출된 사건 역시 중국발 IP 주소를 통해 공격이 이뤄진 사례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중국 내 서버, 네트워크 노드, 나아가 물리적 거점을 통해 이뤄지는 사이버 공격은 공격 주체를 추적하기 어렵게 만든다. 그 결과 북한은 단속을 피할 수 있고, 한국은 반격 과정에서 한중 관계와 중국의 주권 문제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북한 해커를 효과적으로 타격하는 데 제약을 받게 된다.

최근 한국의 공공·민간 부문이 북한 해커의 공격을 받을 때마다 여론은 주로 북한 자체에 대한 대응에 집중해 왔다. 그러나 북한 해킹 작전이 의존하는 중국 측 지원과 후방 기반을 계속 외면한다면,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


한국의 민주적 강점, 오히려 약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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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고도로 민주화되고 네트워크화된 국가다. 이는 분명한 강점이지만, 동시에 해외 세력의 정보전 공격에 더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취약점이기도 하다.

현재 중국은 미국, 유럽, 대만 등에서 이미 성숙한 정보전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가짜 계정을 통해 허위 정보를 퍼뜨려 여론을 분열시키고, 특정 이슈를 조작하며, 목표를 상대로 심리전을 전개하는 방식이다.



국가정보원 국가사이버안보센터는 2023년 '중국의 언론사 위장 웹사이트를 악용한 영향력 활동' 보고서를 발표하며, 중국 홍보회사가 해외에 한국 언론사를 사칭한 뉴스 사이트를 개설하고 한국 내에서 허위 정보를 유포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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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허위 정보는 주로 반미·반일 정서를 부추기고 친중 메시지를 확산하는 데 집중되어 있다. 예를 들어 주한미군 문제를 부각해 반미 감정을 조장하고, 한미동맹에 대한 지지 기반을 약화시키려는 방식이다. 또 중국 외교부의 코로나19 백신 지원을 선전하며 한국 국민이 중국 정부에 호감을 갖도록 유도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이처럼 한국의 정치적 혼란과 사회적 동요를 유발하려는 정보전에, 실제 파괴 능력을 갖춘 북한 해커의 사이버 공격까지 결합될 경우 한국은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위협에 직면하게 된다.

국내 사회 갈등이 확대되고 국민이 정부를 신뢰하지 않게 된다면, 국정 운영의 효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나아가 한국의 대외 정책 일관성도 약화될 수 있으며, 이는 결국 중국과 북한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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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한반도 문제에 발목 잡히면 역내 불안정이 심화된다

중국의 관점에서 가장 이상적인 상황은 북한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되어 전쟁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북한이 한반도에서 계속해서 ‘통제 가능한 긴장’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한반도 정세가 계속 긴장 상태에 놓이면, 한국은 북한 위협 대응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인도·태평양 정세에 충분히 대응하기 어려워지고, 미국 역시 한국의 대북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자원을 분산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중국이 북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전략적 이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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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대한 진정한 위협은 평양이 발사하는 미사일에만 있지 않다. 베이징이 평양을 통해 증폭시키는 안보 압박 역시 중요한 위협이다.

따라서 한반도 문제를 여전히 남북 대립의 틀로만 이해하고, 그 배후에 있는 중국 요인을 간과한다면 현재의 안보 위험을 온전히 파악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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